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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 등대 앞에서 그녀는 말했다.
"저 건너편 하얀 등대로 가보자!"
"그래."
...
"있잖아, 잠깐 여기서 쉬었다 가자!"
"이쪽에서 바라보는 바다는 저녁바다같아. 그치?"
"음, 충분히 쓸쓸해."
"맞아! 어촌은 늘 그래, 풍요롭기 보다 쓸쓸해보여."
"동감해! 겨울이라 더 그렇게 느껴지는 건지도 모르겠다."
...
조금 더 깊은 산길로 들어섰다.
오로지 바람 소리만 들리는 마을이었다.
그 때 그녀가 씩씩하게 외친다.
" 여기같아! 내 기억 속의 바다!"
" 몇 년 전에 그 아는 오빠랑 왔던 그 바다?"
"그...그렇지, 아는 오빠...였지."
우린 서로 피식 웃는다.
"추우니깐 넌 내리지마, 내가 확인하고 전화해줄게."
그녀는 먼저 내렸다.
그리고 작은 언덕을 올라가더니 역동적인 아이의 모습이다!
아이가 된 그녀는 소리친다.
"맞아! 여기야! 빨랑 와!"
좀 전까지만 해도 전화하겠노라 하더니
그 사이 제대로 추억에 잠긴듯하다.
언젠가 그녀가 내게 말해줬던 소름돋는 바다!
이 바다는 정말 잔인할 정도로 새파란 빛이었다.
파도소리 너무 짙어서 깜짝깜짝 놀랬으니까...
절벽에서 내려다 보는 바다는 아찔했다.
뒤 돌아 난 먼저 차로 돌아왔다.
한 참 뒤에 추위에 얼어 돌아온 그녀는 붉은 얼굴로 밝게 웃는다.
그리고 다시 창밖을 보며 말한다.
"그립고 쓸쓸할 줄 알았는데 이 바다가 추억이 되네!"
"난 잔인하게 아찔하던데..."
"너도 이젠 이 바다의 추억이 생겼잖아.우리 다음에 또 오기다"
"음. 그 때는 아찔하지않고 즐겁길바래~"
...
다시 달리던 길에 오른다.
하얀 등대가 보이고 바람은 더 사납다.
우리 둘은 차 안에서 내리지않았다.
그저 하얀등대는 그렇게 먼 발치에서만 바라보았다.
"이제 갈까?"
"그럴까?"
...
ps 그리움이 쓸쓸함이 완전한 추억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