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드니?
오후 51.
엄니 시(市)에서 표창타고
숟가락 세트 부상으로 받던 날
돼지고기 두 근 볶아
그 숟가락으로 밥을 먹었다.
텔레비나 한 대 줄 것이지
썪을 놈의 밥
고급스럽게 퍼 먹을 일 있냐고
덜 퍼진 정부미를 한참 씹었다.
매년 공설운동장에선
피 팔아 학교 보낸 애들이
땀흘리며 마스게임을 하고
여기 저기 사장 유지들이 들어찬
내빈석 중앙에서
정부미에 보리쌀 섞어 먹는 노동자들이
숟가락 세트를 받았다.
엄니 아버지는 그려도
받은 상이라고
숟가락에 밥풀 이겨 붙을까 조심스레 정부미를 뜨고
철없는 막내가
엄니 받은 상
은빛나는 숟가락을
자랑하러 나갔다.
- 198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