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경엽서 [만약]
만약 그대가 선암사로 먼 걸음 하는 어느 날이면
하필 그날 질척이는 빗방울이라도 타고 내린다면
승선교 아래 돌담을 타고 내려 지나온 길을 보라
그리하여 ..
이제껏 그대를 비웃던 수많은 시선이
후회하리라 여겼던 그대의 나약함이
그 모든 근원의 썩어빠진 숙주들이
세찬 회오름의 여울목을 돌다 산산이 부서짐에
비로소 서러운 회한의 눈물을 닦아 내어라
비로소 장쾌히 인내의 웃음을 쏟아 부어라
만약 그대가 선암사로 먼 걸음 하는 어느 날이면
하필 그날 질척이는 빗방울이라도 타고 내린다면
[2005.07 .. 선암사, 승선교아래를 오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