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석사에서...
어제는
나보다 더 아픔이 있다는 영혼을
따라다니다 꿈을 깼다
영원히 좁혀지지 않는 그 거리를
눈물로 따라갔지만
어느새 홀로 대웅전 앞에 서고 말았다
맑게 틔어오던 새벽에
헝크러진 삶을 쓸어올리며 나는
부석사의 새벽을 걸었다.
누군 잠속에서
푸르른 보살을 만났다는데
나는
대웅전 앞에서도 부처를 보지 못했다
바람이 분다
아파 할 수록 더 흔들리는 것은
어디로 흐르는 냇물
뼛속을 디디고
억겁의 세월은 이렇듯 저미는지
부석사에선
빈 하늘만 서성대고 다니다
어느새
고적한 나무가 되고 말았다.
이제
내게 남은 일이란
낙옆이 흙이 되도록 야위어가는 것
그래서 죽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