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가에서...
저녁, 강가에서
김 언
사람 마음은 자꾸 무심해지려고
강바닥은 자꾸 슬프려고
슬퍼지려고 몸 바꾸는 강물
얹어놓고 운다, 나는 강에도
강바닥에도 이르지 못하고 서서
뒤척이는 강물 소리 올라오길
기다리는 늦가을 저녁 나무처럼
또 생각하는 나무처럼
부둥켜안고 우는 바람 소리를 들었다
강으로 가는 사람 마음은
자꾸 무심해지려고 몸 바꾸는
물살 가운데 귀를 열어놓고
열어놓은 만큼 이미 젖어서 오는
물 따라 울음이 가 닿는 것은 강 저쪽
아직도 사람이 산다는, 텅 비어
없는 마음 몇 채
모처럼 피는 저녁 한나절 물드는
소리를 들었다, 저리도 붉게
<장소 : 프라하 블타바강에서..>
<EOS 10D + EF 50mm F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