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을 기다리며
봄을 기다리며
나는 한 그루 나무
바람 소리 머물고
물소리도 그친 적막 속에서
님을 기다리는 한 그루 나무
가지와 가지는 서로를 애무하며 소곤거리고
한 모금의 물과
한 줄의 잠언으로
자족함을 배우리
나는 한 그루 꿈꾸는 나무
슬픔이 이슬처럼 젖어들고
한 맺힌 눈물에 젖어들 때
하늘 저 너머
별보다 더 멀리 있는 소망의 빛
그 빛을 바라며
꿈꾸는 영혼
이제 겨울은 그 길을 떠나리라
낯선 이들이 이웃으로 변하고
모두 어깨동무하며
한 식탁에 둘러앉기 위해
봄을 기다리리
빛이 임하고
고난과 죽음의 그늘이 사라질 땅
님의 말씀의 떡으로 모두 소생하는
그 날을 향해
목소리 모아 노래하리
나는 한 그루 나무
혹한 속에서 뿌리가 얼지 않은
가난한 자의 눈빛
이제 눈물 거두고 내일을 맞이하리
- 송광택 -
겨울 주산지에서 Photo by seu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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