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이야기..
많은 질곡의 역사를 지니고 있는 한탄강이라서..
언듯 들으면 참으로 한이 많은.. 한탄하는.. 강이라고 느끼는 것 같다.
그러나 한탄강 이름의 연유는 고유한 우리의 언어로써 맛을 느낄 수 있다.
'크다'의 뜻을 가지고 있는 '한'은 한스럽다는 恨과는 의미가 다르고,
탄(灘)은 물이 급하게 흐르는 '여울'이란 뜻이니까..
한탄강은 강원 평강군에서 발원하여 김화.철원.포천 일부와 연천(漣川)을 지나고,
연천군 미산면(嵋山面) ·전곡면(全谷面)의 경계에서 임진강(臨津江)과 만난다.
산악지대의 절벽.협곡을 가로지르며 흐르는 강이기 때문에 여울이 많다.
차가운 바람이 협곡을 가득 채우는 겨울에..
살아있는 것들이 모두 숨죽이며 동면(冬眠)하는 계곡에는..
얼음으로 굳혀진 껍데기 속으로 도란거리는 강물이 스며들듯 흐르고..
가끔은 굳은 껍데기가 너무 아파서 쩡쩡거리는 얼음의 우는 소리가 공기를 가른다.
물 속에 몸을 구르며 스스로 둥글어진 돌들이..
이제는 굳은 껍데기에 둘 셋 넷씩 둘러 앉아..
굴러다니던 지난 세월과..
굴러다녀야 할 오는 세월을..
바람 속에 숨죽이며 말하고 있는 어느 차가운 오후의 강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