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없는 스님
생명을 죽여서는 아니되는,
그래서 팔에 모기가 앉아도 후후 부는 수 밖에 달리 방법이 없는 스님들이 총이 왠말이냐 하시겠지만
걱정 마시라.
BB탄 총이니.
이날은 이름은 잘 모르겠지만 새해를 맞이하여 악귀를 쫓는 듯한 축제를 성대하게 벌이는 날이었다.
온동네 처녀총각할미할애비아저씨아줌마어린이 다 모인 듯 했다.
게다가 평소에는 잡상인 사절이 뻔했을 사원 안에까지 가판대가 주욱 늘어섰다.
군것질 거리 천지 속에 아이들에게 가장 인기있었던 품목은 바로 BB탄 총이었다.
어린 스님들은 너도나도 할 것 없이 총을 하나씩 무장하고 있었고 창문가에 올라앉아 지나가는 이를 상대로 탄알을 쏴대고 있었다.
나는 이놈들 잘 걸렸다 하고 나에게 마구 쏴보란 시늉을 하며 연신 셔터를 눌러대고 있었다.
처음에는 모자 한방, 무릎 한방, 어깨 한방 이런식으로 말도 안되는 탄착군을 형성하던 스님들은 채 5분이 안되어 영점을 제대로 잡고 급기야 유일하게 노출되어 있던 내 왼쪽 볼따구를 정통으로 맞히고 말았다.
나는 당장 그라운드에서 게릴라 활동을 펼치고 있던 비스님 어린이 의용군에게 달려가 저 창문에다 집중 박스사격을 요청했다.
하지만 스님들은 저들의 유리한 지형지물을 최대한 이용해 사격을 피하고, 쏘다가 고장난 총을 반으로 쪼개 수류탄으로 활용하는 기지도 발휘했다.
그러나 저들의 BB탄이 곧 소모될 것은 불보듯 뻔한 것.
탄약 재보급을 위해 누군가는 반드시 땅으로 BB탄을 주우러 내려와야 했던 것이었다.
조만간 그들은 퇴각하고 말았다.
BB탄 사러...(한봉지 100개, 5마오)
송찬림사, 중띠엔, 중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