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만의 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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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이도에서 일몰을 찍으며.. 다른곳과는 다른 느낌을 받았습니다.
처음엔 그게 무엇인지 몰랐습니다.. 한참을 카메라에 노을을 담고 있다보니..
나를 바라보는 낮설은 눈빛들을 느끼게 되더군요..
나를 바라보던.. 그들은.. 외국인 노동자들이었습니다.
나와는 다른 모습.. 다른 피부.. 다른 언어..
하지만 그들의 눈은 정말로 선하고.. 맑아보였습니다...
오이도는 근처 시화공단과 가깝게 위치하고 있어서 유난히 외국인 노동자들이 많습니다.
문득.. 그걸 의식하게 되고나서 주위를 돌면서보게되니 정말 많은 외국인노동자들이
삼삼오오.. 무리를 지어 앉아 아무말 없이 지는 해를 바라보고 있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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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그들이 어떤 마음으로.. 그리고 어떤 생각을 하며 지는 해를 바라보는지는 모릅니다..
하지만.. 그들의 간간히 들리는 탄성과.. 한숨들은.. 들을 수 있었습니다..
아마도.. 그들의 고향.. 그들이 살던곳에도 이곳처럼 지는해를 볼수 있던 곳이 있었을까요..
내 나라. . 내 땅에서 바라보는 일몰이 아닌.. 타국땅에서 바라보는 노을..
분명 나와는 다른 느낌으로 바라보았겠지요..
그 시간만큼은.. 내가 보고 싶은 풍경이 아닌..
'그들만의 바다' 라고 해주고 싶습니다.. 따스한 손.. 따스한 말 한마디 못건내지만..
분명.. 그 순간만큼은.. 그들의 고향에서 바라보는 노을이었을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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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08.16
-오이도에서-
흐르는음악 - isao sasaki - The Child With The Sta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