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나물 재배기에 사는 붕식이
어느 날 Y 교수는 심각한 붕어밥 배식 불균형을 해소하고자
동료들의 먹이를 약탈하는 붕식이를 어항에서 쫒아내 버렸다.
호사스런 어항에서 쫒겨난 붕식이는 졸지에 살 곳이 없어
콩나물 재배기에 방치되었다.
L조교가 변덕스레 던져주는 붕어밥.
뿌연 물 속의 턱없이 모자른 산소 .
화사스런 수초의 달콤함이 아닌 쾌쾌한 콩나물 비린내.
새로운 보금자리는 그에게는 절대 불리한 환경이지만
별로 개의치 않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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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기억력은 불과 3초.
아쉽게도 콩나물 재배기로 옮겨져 온 이유조차 기억해내질 못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