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bway pass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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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을 타고 psp를 하면서 오다가 무슨 생각으로인지 이어폰을 뺐다.
psp도 오래 하니 목도 뻐근하고 질려 가는 상황에
왠 외국인 커플이 들어온다.
일본 여자와 서양인 남자
간단하게 "안녕하세요" 인사를 하더니 다짜고짜 연주를 하기 시작한다.
아름다운 선율에 지하철은 금새 라이브 공연 현장이 되고
직접 가지고 온 경음악 CD의 반주에 맞춰 이 서양인 남자는 멋진 곡을 연주해낸다.
갑자기 너무 처량해져 눈시울이 시큰해지고
나는 자리에서 일어나서 음악을 듣기 위해 더 가까이 다가갔다.
몇곡의 연주가 끝나고 홍대입구에서 이들은 내렸다.
내리기 전까지...
몇몇 사람들이 천원짜리를 몇개 건넸다.
내리시던 할머니는 지갑에서 만원짜리 서너장을 뽑아주시고
나도 없는 돈 털어서 천원짜리를 한장 드렸다.
나 외에도 한 여학생이 한 2만원 정도 건네고...
사람들의 지갑을 열 수 있었던 것
힘들고 지친 하루, 지친 영혼을 달랠 수 있었던 잠시나마의 여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