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라는 것... 사진이라는 놈은 기다림 투성인 것 같다. 사람이 잘 다니지 않는 길에서 추위에 떨며 사람이 지나가길 기다리고... 겨우 사람이 왔는데 다른 길로 가버리면 아쉬운 마음으로 또 다시 기다리고... 해는 넘어가고 점점 초조해지고... 그렇게 기다려서 허무하게 몇 초만에 몇 컷을 찍고... 현상을 하면서는 현상액 온도가 맞기를 기다려야 하고... 또 현상 시간이 다 지나기를 기다리고... 정지... 정착... 수세... 건조... 암실을 가서 한컷한컷 인화를 하며... 부족함과 아쉬움을 찾아내고... 또 다시 그 자리에 가서 사람이 지나가길 기다리고... 또 반복... 반복... 아직도 아쉬움이 남는다. 고로 나는 또 그 자리에 갈 것이다. 마음이 드는 컷이 나올 때 까지... 몇 일, 몇 년이 걸려도... 이런 힘든 작업을 하는 내가 바보스럽다. 아직도 모르겠다. 내가 사진을 왜 할까. 아직 내 사진 활동의 의미를 모르기 때문에, 사진학과 입시 면접에서 그렇게 바보스러운 대답을 했나보다. 내가 당당히 내 사진 활동의 이유를 말 할 수 있을 때는... 진정 마음에 드는 컷이 나왔을 때이지 않을까... 하지만 내 마음에 드는게 무슨 소용이랴... 남들에게 인정받지 못하면 소용없는 짓인데...
의옌
2006-01-09 00: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