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목길
점심 시간,
설렁탕 한 그릇을 비우고
이틀 전에 찾은 동광2동 골목길을 걷는다.
그 때 걷던 그 길이
오늘은 전혀 새로운 길로 보이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
사각 프레임의 화각을 비틀어 본다.
모든 것이 새로운 화각으로 다가온다.
날씨가 무척 춥기 때문일까.
사람의 모습을 찾아볼 수가 없지만,
그들의 거친 숨결을 느낄 수가 있다.
가파른 게단길로 모자가 내려온다.
아마도 어머니는 몸이 불편해보인다.
힘든 걸음을 보다 못한 아들이 어머니를 업는다.
그 아들을 바라보며 어머니는
"아고, 우리 효자..."라며 흐뭇해 한다.
그 흐뭇한 미소를 나에게 남기며 어머니는 아들의 등에 파묻혔다.
행복한 모습이였다.
내가 들이대는 네모세상이
그들에게 상처가 되지 않고,
치유가 되길 진심으로 바랜다.
다시금 "사진기를 든 그대 상처받은 자이고,
사진기를 든 그대 치유하는 자이다"라는
김홍희 선생의 글을 선명히 떠올리며
가파른 계단 길을 내려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