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산.. #48
기다리고 기다리던 서울에 눈이 내렸다.!!
라기가 원하는 밤부터 내리는 눈은 새벽까지 이어지고...
손에 만져지는 눈이 촉감이 참 좋다.!!
연말이다 보니 가게 일이 바빠서 북한산에 3주 동안이나 오르지를 못했다.!!
그래서 일단 눈이 왔으니...
마음을 비우고 발병난 나의 두 발을 위해서라도
산을 오르기로 맘을 먹었다.!!
이른 새벽 산에는 매서운 바람 소리가 날 반겨준다...
선배님과 동행이였는데... 전날 과음으로...
오랫만에 홀로 산행을 하게 되었다.!!
이렇게 눈이 오면 그래도 북한산을 담는 선배님들을 뵐 줄 알았는데...
산에는 오직 나 혼자뿐이다.!!
하늘의 별들이 땅으로 내려 앉은듯...
아무도 밟지 않은 눈들이 랜턴에 빤짝 빤짝 거리며...
홀로 산행에 친구가 되어주고...
사각... 사각... 뽀드득... 뽀드득...
ㅋㅑ~ 이 맛에 겨울 산행을...
그리고 이른 새벽에 산을 오르는 것이 아닐까..?
그 힘들고 힘든 산 사진을 하면서도 자연과의 조우는 언제나 기쁨이고..
그 곳에서 많은 것을 느끼며 나를 보고 깨우침을 얻는 것 같다.!!
정상에 오르니... 사방으로 하얀 설국이다.!!
대지에는 가스가 많이 껴있고.... 하늘엔 짙은 구름이 있었는데...
그 사이에 조금 틈이 있는데 해가 그 사이로 조금 있으면 뜰 것이다.!!
사진으로는 담기에 그런 모습이였지만.. 붉게 타는 하늘을 볼 수가 있었다.!!
이제 막 해가 가스층 위로 힘겹게 얼굴을 서서히 드러낸다.!!
가스층과 구름층 사이로 해가 비춰 줄 때 까지는...
하이얀 설국이 찬란한 금빛으로 물들었다.!!
이 때... 생각지도 못 했던 운해가 인수봉 쪽과 용암봉 쪽으로 두 곳에서 동시에 흘러가니...
라기의 가슴은 정말 터질듯 감동의 순간을 홀로 그 곳에서 맞이 할 수가 있었다.!!
침착하게 감동을 다스리고... 그 감동의 순간들을 가슴으로 담아본다.!!
" 이 세상 단 하나 뿐인... 찬란한 금빛에 물든 북한산을... "
2005.12.23 만경대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