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ainbow over the rainbow
east tibet. aug 2004
아마도 라마승이 산다는 사원을 찾아 산을 한바퀴 헤메고 나서 녹초가 되었던 날인듯 하다.
20Kg이 넘는 장비들을 메고 찜통더위 속에 산을 한바탕 헤메고서야 겨우 찾아간 라마사원에서는
정작 힘이든 나머지 사진도 제대로 찍지 못하고 멍하니 라마교 승려들의 예불만 바라보다가 허탈한 마음으로 내려왔었다.
어느새 하늘이 을씨년스럽게 흐려지더니 빗방울을 뿌리기 시작했다.
짜증 부릴만한 힘도 없던 터라 그러려니 하고 걷고 있자니 웬 트럭 한대가 태워주겠단다(물론 유료다).
사실 몇키로도 안되는 거리고 이미 비에 젖을만큼 젖어있어서 걸어갈까 하는 생각도 잠시 들었지만 돈 몇푼을 아끼자고 걸어가기에는
너무도 피곤했고, 내일에 대한 걱정도 해야했다.
트럭에 올라타고 얼마 가지 않아 비가 그치기 시작했다. 변화무쌍한 날씨..
이럴줄 알았으면 걸어갈걸.... 이라고 생각하며 창밖을 바라보던 찰나 무지개가 내 눈에 들어왔다.
"쌍무지개네?"
"그러게.. 내려서 사진 찍을까?"
"뭐 여기 무지개 흔한데... 비도 오구...."
"그래도 오늘 진짜 이쁜데... 찍자! 무지개 잘 찍으려면 어떻게 해야하더라..?"
"노출 살짝 언더로 놓구... 필름 100VS 쓰구...
"아 나도 같이 내리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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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500Kelvin, 2.2 gamma에서 정확히 보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