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핸드폰은 터지십니까? + 이야기
[저는 항상 사진에 이야기가 깁니다]
인도의 라자스탄 주에서 낙타 사파리를 하던 며칠 전의 일이었다. 제각각 흩어져 일기를 정리하거나 또는 사진을 찍거나
그도 아니면 음악을 들으며 소일을 하거나... 무엇이 잘못 되었는지 낙타 몰이꾼들은 저마다 핸드폰을 가지고 제일 높은
구릉에 올라가 신호를 잡기에 열심히였다. 사막의 풍경과는 너무나 대조되는 풍경. 카메라에 모래가 들어가는 줄도 모르게
열심히 뛰었다. 정말 열심히 모래에 발이 빠져가며 이 장면을 담을 수 있었다. 그리고는 렌즈에 모래가 먹었다.
올림푸스 e시리즈의 광고가 생각나는 그 날 저녁..
그 날 밤, 모두들 잠들 무렵 혼자 일어나 모닥불을 피우며 이 생각, 저 생각을 했다. 그리고 한 마리의 야생개를 만나 한참을
서로 노려보다 개가 떠난 후에야 마법에서 깨어난 것처럼 정신이 깬다. 내가 무슨 생각을 그렇게 하고 있었을까..
이제 1년의 여행이 서서히 끝나간다. 여행의 끝에 도착해 한국의 땅에 발을 디디며 서 있으면 나는 과연 어떻게 변해 있을지
무엇을 향해 다시 열심히 살아야 할지 궁금하기도 하다.
여행을 하며 만난 수 많은 사람들, 수 많은 생각, 수 많은 광경. 그리고 지친 내 모습.
장기간의 여행으로 인해 더 이상 새로운 것을 봐도 새로운 느낌이 없는, 새로운 감동이 없는 내 모습에 식상해져 간다.
이야기 끝_인도의 어느 느린 피씨방
[istDS/sigma55-200/인도 라자스탄 사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