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 백
조금 쑥스럽지만 자작시를 올려봅니다.
독 백
이현준
무정하게 돌아가는 시계침을 바라보며,
나는 왜 이토록 자유로 향한 비상을 갈망하는가.
...... 침묵이 싫다.
...... 어둠이 싫다.
굳이 하얗지 않아도 좋다는 다짐은
새로운 나를 위한 약속이 아니었던가.
의미 없는 허수아비가 되고 싶진 않았다.
진정한 나를 찾고 싶을 뿐이었다.
광활한 대지 위에 두팔 벌리고 서서
작렬하는 태양아래 몸을 불사르고 싶을 뿐이었다.
날개는 꺾이고, 이상은 도둑맞았다.
입술은 말라버렸고, 아킬레스건은 잘려나갔다.
나는 거울을 바라보고 있지만,
하늘과 땅은 왜 이토록 나를 갈망하는가.
한낱 길 잃은 강아지의 방황이 아니다.
길은 알고 있으나 가지 못하는 길임을......
나에게 주어진 펜과
나에게 주어진 가슴과
나에게 주어진 두 다리는
억압의 파도 속에 침몰되어 간다.
그리고 시계 침은 무정하게 돌아가기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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