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해 여름 현주는 키가커서 사진이 잘 받는다. 그러고 보니 여행을 같이간적도 많았었고, 그래서 내사진에 뒷모습이 가장 많이 나온 모델이다. 어리버리한 웃음으로 나를 잘 따른다. 종민이는 복학하고 같이 동아리 활동을 한 동기이다. 재수를해서 나이가 한살 많은것도, 복학하고 친구가 없던 것도 비슷해서 쉽게 친해 졌다. 사진을 찍던날 새벽 나는 배탈로 고생할때 자면서도 내 배를 문질러 줬다. 유리는 항상 흰색 빈폴 모자를 쓰고 다닌다. 여학생이라 질릴법도 한데 1년내내쓰고 다녔다. 집떠나온 일주일간의 도보여행에 몸도 지치고 막내라서 마음도 지칠법한데 끝까지 불평없이 잘따라 줬다. 그때 이 세명은 바다를 바라보며 무슨 생각을 했을지 문득 궁금해 진다. 시원했던 그해 여름 바다가 그립다.
jekill
2005-12-22 18: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