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셀로, 오셀로 .. 오셀로,오셀로(Othello, That Night) 재창작 오유경, 강은경 / 연출 오유경 그룹 動 ·시대 국립극장 별오름극장 05.12.06 - 12.11 출연 : 이주영,김영옥,오대석,박상우,김길수,조현근 . 1년에도 몇번 씩 똑같은 제목의 셰익스피어(Shakespeare)가 서울 + 대학로에서 막이 오릅니다. 이때, '서울 + 대학로' 라는 시공간을 염두에 두는 이유는 단 하나입니다. '서울 + 대학로' 말고도 더 깊은 연구와 더 열정적인 노력을 다하는 사람들이 얼마든지 있겠지만 개인적으로, '서울 대학로' 에서 보내는 시간이 하루 중 대부분이고 공연소식/공연집단/포스터 등을 가장 일상적으로 접할 수 있는 곳이기 때문입니다. 최근에 올려지는(졌던) 셰익스피어 고전들을 열거하자면, 맥베스. 오델로. 로미오와 줄리엣. 이러한 작품을 선택해서 새롭게 꾸며내려는 작가나 연출자들의 생각을 모두 다 알 수는 없지만 아마도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현대인 그리고 그 관계의 한 전형을 그려내고자 하는 의도로 압축될 것 입니다. 이번에 새로 만들어진 [그룹 動 ·시대]의 '오델로, 오델로- Othello, that night' 은, 소극장에서는 잘 느낄 수 없는 더 높고 넓은 공간_ 국립극장 별오름극장을 사용하며 무대의 여백을 주된 이미지로 활용했습니다. 불안한 심리를 묘사하려는 듯 기울여서 세워진 높은 기둥들. 그 기둥를 뚫고 새어나오는 (번개불 같은) 붉은 빛. 무대 안쪽 좌우, 그리고 객석. 세개의 통로들. 마음대로 그려놓은 삼각형을 연상시키는 동선들. "질투과 시기심과 음모" 를 화두로 펼쳐지는 기본 테마에다가 사랑밖엔 난 몰랐지만 불행했던 여인 '데스데모나' 를 '앞을 볼 수 없는 여자' 로 설정했으므로해서 미리부터 극적인 장치를 선두에 내세우고, 벌써부터 남자와 여자의 큰 테두리와 "욕망과 자기환멸, 내면의 불온한 환상' 을 암시하였습니다. 극중인물중에 '불꽃' 이라는 인물이 새롭게 등장하는데, 완전히 상상의 인물입니다. 원작에는 없는. 질투심을 색깔로 표현하면 어떻게 될까요? 의심/질투심/시기심/욕망/불온한 상상력을 움직임으로 표현하면 어떻게 될까요? 그래서 관심이 갔습니다. 보이지않는 것을 눈으로 볼 수 있게 한다는 점. 그것 또한 상상력에서 출발했던 것일텐데 보이지않는 것들의 그 무시무시함. 그 무정형의 공포. 그리고 그 알 수 없는 친근함. 연극 '새벽부인(알레한드로 카소나)' 에서 나온 대사인데 마찬가지로 매우 긍정하게 된 말입니다. '어린아이들이야말로 죽음과 얼마나 친하게 놀고 있나요?' 공포의 극대치는 '친근/친숙함'에서 더 오싹하게 다가올까요. 멀리있는 것들 이제 더이상 두렵지 않습니다. 가까운 것들의 대표주자를 일컬어 나 자신. 내 마음. 내 눈. 방금 내 눈으로 확인했다는 자신감 이라고 한다면 게임은 더욱 치열하고 잔인해질 수 있습니다. 가장 믿었던 것. 내가 그동안 확신하고 있었던 것들에 대한 갑작스런 부정. 더군다나 그것이 바로 내 속에 웅크리고 있다는 사실에 직면할 때 작품 속의 그들은 모두가 쪼글쪼글해진 채로 죽어갑니다. 외마디 비명을 지르지만 소리도 없고 냄새도 없이 죽어갑니다. 사람으로 태어났기 때문에 불안한 것이다. 라고 한다면 다소 지나친 결론이겠습니다. 사랑하는 만큼 증오할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라고 한다면 너무 과민한 결과이겠습니다. 사람이나 사랑이나 연약하기 때문입니다. 이 겨울, 모두 주의하세요! .
절망적 맥주
2005-12-21 04: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