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님께... 어렸을 적...연탄을 때던 우리 집앞에는 늘 다 탄 연탄이 쌓여있었다. 정말 어려운 때에는...그 연탄마저 사질 못해서 몇일 동안 연탄없이 지냈던 적도 있었지만... 그것은 극히 드문일이었다. 넉넉한 살림은 아니었지만 어머니는 늘 우리만큼은 따뜻한 곳에서 잘 수 있도록 해주시고...깨끗한 옷을 입을 수 있도록 해주셨다... 고등학교 때였던 것 같다. 내가 학교를 마치고 어머니가 하시는 실내포장마차에 갔을 때... 어머니는 처녀적 입던 오래된 땡땡이(?)무늬 원피스를 입고 계셨고... 친구들은 새 옷좀 사라며 안 어울린다는 말을 하고 있었다... 나는 그 소리를 들으며 씁쓸해 하시는 어머니께... '잘 어울리네.' 라고 말하며 씩 웃어주었다. 단지 내가 해줄 수 있는 것은 그것뿐이었다. 어렸을 적...자신의 욕심은 뒤로하고...저 연탄처럼 우리를 따뜻하게 해주셨던 어머니께... 지금도 나는 다정한 말 한마디 하지 못한다. 지금 추억되는 저 연탄처럼 어머니를 추억하게 되기 전에... 내 모습을 고쳐야 할 텐데... 늘 어머니에게 쌀쌀맞게 대하고 돌아서면 혼자 후회하는 내 모습이 참 어리석다는 생각이 든다... 300D + 50.8
잠탱이
2005-12-15 09: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