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의 길..
변산에서..
겨울이 오는 길목에서 / 백창훈
겨울이 오는 길목에서
나는 목이 긴 학이 되어
당신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나무들도 우수수 옷을 벗고
집착으로부터 마음을 비우고
걸어온 발자취를 되돌아보며
아름다운 희망을 가득 품고
때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아카시아 나무 위의 까치집도
비어있는 속의 허전함을 위해
하늘을 향해 기도에 힘씁니다
붙잡을 수 없는 세월처럼
은행나뭇잎들이 날리어 가지만
나의 중심은 흔들리지 않으며
또 그 체온이 떨어지지 않는 것은
내 안에 당신이 있기 때문입니다
당신은 나에게 있어 언제나
내 마음의 뜰에 쌓여 가는
하얗디하얀 순결한 첫눈이 되며
내 마음의 창에 투명하게 비치는
맑디맑은 청아한 첫얼음이 됩니다
[글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