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백으로 보는 주산지(注山池) [1/2]
2004년 11월 5일 저녁 11시30분경...
연대 정문앞에 검은색 차 두대가 시동은 끄지 않은채 정차하고 있다.
그 안에는 들뜬 얼굴을 한 여덟명을 볼 수 있다.
우리들은 주산지로 출발한다.
말로만 듣던 주산지...
신선(神仙)들이 산다는 그 곳, 주산지를 가게 된다니...
과연 무엇이 나를 맞이하게 될지...
기대감에 한 껏 부풀어 올라 있다.
2004년 11월 6일 새벽 6시경...
장장 대여섯시간의 걸친 주행과 우여곡절 끝에 경상북도 청송 주왕산의 주산지에 도착했다.
졸린 눈을 비비고, 뻐근한 몸을 가누며,
한 장의 아름다운 추억으로 영원히 남기기 위해 카메라를 들쳐메고, 주산지로 향했다.
부푼 마음도 함께...
그러나...
우리가 기대했던 새벽 안개와 색색옷을 입고 있는 나무들은 없었고,
흐린날씨와 거세게 부는 바람만이 우리를 맞았다.
정말로 아쉬운 순간이었다.
하지만 한 시간이 지나고, 두 시간이 지나니 주산지의 모습도 변하기 시작했다.
아침 햇살과 함께 주산지도 깨어나고 있었다.
비록 다른 사진에서 보며 감탄했던 그러한 신비로움을 만끽하지는 못했지만,
날씨나 계절에 상관없이 주산지 자체로서 보여주는 아름다움에 나도 모르게 입가에 미소를 짓게 된다.
집으로 향하는 길...
언젠간 꼭 다시 오겠다는 다짐을 한다.
그리고 돌아오는 내내, 나의 가슴은 벅차다.
이번 여행에서 무언가 한 웅큼 갖고 돌아가는 기분이다.
그건 아마 소중한 사람들과 함께한 시간과 추억이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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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상북도 청송 주산지(注山池) [November 6, 2004]
▶ Canon EOS 300D DIGITAL + Canon EF-S 18-55mm f/3.5-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