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선재 (단아한 글씨의 현판)
낙선재는 1847년 헌종 때 건립된 것으로 국상을 당한 왕후나 후궁들이 거처하기 위해 지은 것이다.
1926년 마지막 임금인 순종이 승하하자 윤비가 이곳에서 여생을 보냈고 황태자 영왕은 이 곳에서 열한살 때
일본에 볼모로 잡혀가 57년 만에 폐인이 되어 환국, 이곳에서 최후를 맞았다.
영왕비 이방자 여사도 27년 동안 낙선재에서 머물다가 지난 1989년 타계했다. 또 마지막 황녀였고 고종 황제의 고명딸인 덕혜옹주도 왜놈에게 납치되어 대마도주의 아들과 강제혼인을 맺었으나 우울증과 실어증이 겹쳐 3년 만에 환국, 이곳에서 살다가 1989년 한맺힌 생애를 마쳤다.
조선왕조의 최후의 무대가 되어 슬프고도 기구한 운명을 짊어진 낙선재는 이제 그 마지막 주인마저 떠나 보내고 빈집이 되어 일반인에게 공개되고 있다.
낙선재는 총 8,000여평의 경내에 서쪽에는 낙선재가 있고 행각으로 둘러싸인 동쪽에는 석복헌, 수강재 등이 있는데 이들을 통칭 낙선재라 부른다. 낙선재, 석복헌, 수강재는 언뜻보면 모두 똑같은 구조로 보이지만 제각기 기능과 변화를 지니고 있어 연경당과 함께 조선시대 민가건축의 쌍벽으로 평가되고 있다.
특히 낙선재는 지형과 주변환경에 따라 자유분방한 배치의 건축미를 보여주며 후원의 정갈한 모습은 자연미와, 인공미가 어우러진 한국정원의 아름다움을 한눈에 알 수 있게 해준다.
이밖에도 취은정, 한정당, 상량정 등 멋스러운 건물들이 우아한 자태를 뽐내고 있으며 낙선재로 들어가는 정문인 장락문 현판글씨는 흥선대원군 이하응의 단정한 필법이다.
왕실의 사람들의 거처임에도 화려하지는 않았다...오히려 수수한 분위기가 담백하고 고고하게 뿜어져 나오는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