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이 돌아올 때 만신창이가 된 가로수를 보았습니다. 어떤 나무는 뿌리 뽑힌 몸으로 수일 동안 같은 자리에 누워있는 것도 보았습니다. 하지만, 아무도 그를 일으키려는 사람은 없었습니다. 신음하는 나무 곁을 무심히 지나치고 있을 뿐이었죠. 나무에게 언어와 보행의 기술이 있다면 어땠을까요? 사람만이 중심인 이 세상에서 나무는 어떤 말을 인간들에게 들려주려 했을까요? 아마 귀머거리 인간들에게 지쳐버렸겠죠? 인간들이 미워져서 도시를 미련 없이 떠나버렸겠죠? 하지만... 하지만 말입니다. 나무들은 다시 돌아왔을 거예요. 자신 스스로를 지킬 줄 모르는 인간들이 가여워 마음 착한 나무는 끝끝내 우리 곁으로 돌아왔을 거예요. 이제 우리가 그들을 지켜야 하지 않을까요? 그들이 없으면 단 하루도 살아가기 힘든 자신을 깨달아 저 신비롭고 외로운 생명체를 끌어 안아야 하지 않을까요? 부디, 잊지 마세요. 나무는 죽은 채 함부로 서있는 존재가 결코 아니라는 사실 말입니다.
나는 나무다
2005-12-07 17: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