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주.하.기
지하철 촬영을 늘하지만 같은 사람을 마주 한적은 한번도 없었던 것 같다.
하다 못해 늘 근무하는 공익요원도 같은 사람을 마주한적이 없었으니까..
아마도 내가 역장과 공익 요원에 피해서 촬영하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카메라를 들고 있는 날 보면 뭘하시는 분이냐고 물어오기 때문에
짧은 시간 동안 촬영하는 나로선 신경이 쓰이는 부분 중에 하나다.
나와 함께 지하철에 탑승하는 사람들도 나와 똑같지 않을까 싶다.
매일 같은 지하철을 타지만 그들과 마주하는 시간이 늘 어색한 건 늘 새로운 사람들과
마주하기 때문일 것이다.
아주 가끔은 아는 사람(직장 동료 등등)을 만날 때도 있지만...
정말 아주 가끔이다. 16개월을 촬영한 나도 아는 사람을 만나는 순간의 열 손가락으로 꼽는다.
오히려 출근 시간에 단잠을 자는 순간에 아는 사람이 와서 말을 건다는 것이 반갑다기 보다
귀찮고, 잠자는 모습이 들키고 싶지 않을 것이다.
나도 내가 촬영하는 모습을 내가 아는 사람들이 가끔 보기도 하지만, 나에겐 당연한 일이지만
그들의 눈으론 전혀 당연한 모습이 아니기에 호기심이 가득차고 늘 같은 질문을 해댄다.
" 사람들이 뭐라 안해요?"
그럼..난... 웃으면서..
"ㅡ,.ㅡ;;; 뭐 그냥.. 이런 저런 상황이 있답니다" 하고 더 많은 대답을 피한다.^^
사진 찍는 동료들도 지하철 촬영이 쉽지만은 않은지 몇번 시도를 하다가 지레 포기해 버리는 경우가 많다.
나도 지하철을 촬영한지 1달이 막지날 때는 지하철 내에서 카메라를 들고 있는 것 자체가 주목의 대상이 되고
촬영 후 날아올 질타에 대해서 겁이 많이 났었다. 그러나 매일 매일 반복해서 촬영 작업을 해 나가면서
결국은 나 자신과 마주하는 부분에서 어색함을 없애지 않는한 지하철 작업을 계속 없을 거란 생각으로
도전에 도전을 거듭해 나갔다. 물론 매일 매일 좋은 사진을 찍을 수는 없었지만 꾸준히 작업을 수행나가면서
다양한 시각과 내용을 만들수 있었고, 무엇보다 사람과 마주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어색함을 없앨 수 있었던것 같다.
지금 수천장의 사진을 찍어내면서 부족한 부분을 다시 마주하고, 그 어색함을 없애는 일이 계속 반복되고 있다.
질릴 때도 있었고, 토하고 싶을 정도로 고통스러울 때도 있었지만..
카메라를 들고 출근길의 지하철을 탈때면 다시금 카메라 셔터 버튼에 손이 올라간다.
그리고 파인더 속의 매일 매일 낯설게 보이는 지하철 속 그사람들과 마주하게 된다.
그 사람들이 서로 마주하면서 서로의 모습을 되새기듯이 말이다..
2005 / 지하철 2호선"동대문 운동장에서 충정로까지 " 中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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