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박하지만, 단아한 정원 장성 영화마을, 태백산맥과 왕초등을 찍었더 마을이다. 생각했던 것만큼 크지 않았고 작았다. 마을로 들어서면 거의 입구 쪽에 있는 집으로 들어갔다. 할머니 혼자서 집을 지키시고 계셨다. 마당 앞에는 소박하지만 단아한 정원이 있었다. 정원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작을까, 하지만 아주 작은 정원이라고 얘기하고 싶다. 할머니의 얘기로는 봄에는 마당의 정원이 아주 예쁘다고 한다. 사진사들도 와서 많이 찍고 간다고 한다. 그 말을 들으면서 머릿속에 그려본다. 지금보는 꽃들보다도 훨씬 많은 그리 넓지 않은 마당에 환하게 밭처럼 피어있다. 나는 처마 밑 마루에 앉아, 봄이 되어 찾아온 제비들의 새끼의 노래소래를 들으며, 소박하지만 단아한 정원을 바라본다. 그리고 낮은 담장으로 정원 뒤로 탁 트여져 보이는 나무들과 밭도 바라본다. 얼마나 평화로우련지, 사심(邪心)이 있다면 그 풍경과 산들바람이 조용히 날려 몰아간다. 문득, 아담한 정원이 있는 집에서 살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어떤 일을 하다가도 잠깐 동안 그 정원 앞에 앉아있기만 해도 마음이 정화되버리는 그런 정원이 있는 집. 집은 좋지 않아도 괜찮을 것 같다. 그저 소박하지만, 단아한 정원이 있다면….
marihuana
2005-11-21 18: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