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움의 자격 이른 새벽부터 머리가 아프도록 차가운 바람을 같이 맞았다. 콧물을 훌쩍거리며, 담배를 꼬실려대면서.... 따스한 아침햇살이 비껴들기를 기다리며 추위에 벌벌 떨었다. 서서히 햇살이 밝아오면 기다림에 지친 숲은 셔터소리로 요란하다. 이제 길을 가로막았던 삼각대들도 하나 둘씩 접혀지고 가벼운 인사를 건네며, 모두들 총총히... 총총히 떠난다. 그들의 앞길에 영광있으라!! 아~~ 나의 인사는 비장하기조차 하다. 끝까지 남아있던 그 마저도 외마디 인사를 뒤로하고 떠났다. 나에게 이 사진을 남겨준 채.... 침묵의 시간. 그 무언의 정적을 같이 기다린 자들에게 그리움은 자격처럼 주어진다. 추웠던 그 날 아침 내 가슴속엔 이름모르는 그와, 그의 침묵이 커다란 사진 한 장에 그리움으로 콱 박혔다.
無痕
2005-11-15 00: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