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가
외할아버지의 임종을 8살이란 나이에 똑똑히 보았다.
별세 소식을 듣고 바로 달려간 우리가족은,
싸늘하지만 어쩌면 평온했던
외할아버지를 지켜 볼 수 밖에 없었다.
나는 '죽음'보다는 '긴 잠'과 같은 것으로 인식했던 것 같다.
잠든 자는 말이 없고, 남아 있는 자는 통곡을 했다.
어른들이 장례절차에 끼지 못하게 했다.
사촌들과 마당에서 공기 놀이를 할 때
외할아버지는 산등성이를 오르며 우릴 지켜보고 계셨을지 모른다.
외할머니는 여생을 꾸려야 했고
외삼촌은 외할머니를 모시고 서울로 올라왔다.
그 때가 마지막으로 본 외가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