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월동 (5. 달걀과 우유를 같이 드셔보신 적 있으신가요?) 우유 좋아하시나요? 예전에 레스토랑에서 아르바이트를 할때 우유를 데워달라고 주문하는 아가씨들이 꼭 몇 명씩 있었습니다. 저는 이런 아가씨들의 주문이 참말 싫었습니다. 우유를 데울 때 나는 그 비릿한 냄새가 무척이나 싫었기도 했지만 우유 자체를 쳐다보기도 싫었기 때문이다. 몇몇 분들께서는 '이런 너무 예민한거 아냐?'라고 생각하셨을 분들도 계시겠지만 제가 어린 시절 겪었던 "참상"을 들어보신다면 약간은 이해를 하실 수도 있으실 겁니다. 지금이야 마시질 않아서 우유가 남아도는 세상이 되었지만, 예전에 우유 먹는 집을 쉽게 찾아볼 수 없을 때의 이야기입니다. 미군기지에 근무하시던 아버님께서 우유를 사갖고 나오시면 어머님은 그걸 따뜻하게 데워주셨습니다. 이걸 먹는게 어떻게 "참상"이 될 수가 있냐고요? 제 어머님께서는 그 비릿하게 데워진 따뜻한 우유 속에 생달걀 한 개를 풀어 넣어 주시는 센스를 잊지 않으셨습니다. 그냥 우유 속에 가라앉은 생달걀 침전물을 먹으라 하시면 눈 딱감고 우유 마시고 생달걀을 나중에 어떻게 먹어보겠는데 어머님은 잔인하시게도 그걸 휘휘 젓가락으로 저어주셨습니다. 아~~~! 지금도 그 "달걀우유"의 오묘하고 깊은 느끼비릿 울트라 캡숑 맛과 우유의 하얀 바탕색에 달걀 노른자의 노란색과 흰자의 흰색이 조화롭게 어우러져있는 모습은..... 지금도 잊을 수 없습니다. 그걸 저희 3형제는 매일 밤 먹어야만 했습니다. 어린 시절, 매일 저녁 벌어진 "달걀우유" 먹기는 힘든 일이었지만 나이가 들면서 그 속에 담겨진 어머님의 사랑을 깨닫는 것은 아주 쉬운 일이었습니다. 이 근처를 지날 때면 "달걀우유"가 싫어서 앞집 누나네 숨어 작은 창 밑에서 귀기울이며 숨어있던 제 어린 시절의 모습이 생각납니다. * 제 형과 동생은 아직까지도 하얀 우유는 못 먹습니다. ( 쵸코 우유는 먹습니다. ^^) * 달걀우유를 보시고 싶으시면 요기로.. http://www.raysoda.com/Com/BoxPhoto/PView.aspx?u=23781&f=S&s=VD&l=28164&p=247855
[빈칸]
2005-11-02 10: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