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 e a B r e e z e #90
1978년 11월 나는 人生이 부르는 소리를 들었다 시내
음식점 곰탕 국물에선 몇 마리의 파리가 건져졌고 안개 속을
지나가는 얼굴들, 몇 개씩 무리지어 지워졌다 어떤 말도
뜻을 가질 만큼 분명하지 않았다 확인할 수 있는 것은
시멘트 바닥을 가르는 햄머 소리 눈썹을 밀어붙인 눈
그림자처럼 떠오르는 舞踊手무용수의 팔…… 술이 머리 끝까지 올라
왔을 때 새들은 침착하게 떨어져내렸고 그 침묵도 비명도
아닌 순간의 뜨거움 1978년 11월 人生은 추수 끝난
갯밭의 목소리로 나를 불렀다 울음이 끝난 뒤의 끈끈한
힘을 모아 나는 대답했다…… 뒤쳐진 철새의 날개짓으로
人 生·1978년 11월
이 성 복
2005. 부산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