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저편에는
가을을 밟고가는 친구
시 / 그린미소
수십년 가을고리
끝내 가을을 밟고간다
행여나 다칠새라
힘겨운 사랑의 이별
긴 세월 짧은 단념
가을을 밟고가는 친구
안스런 몸부림이려나
겨우 붙어 떨어지는
얼음덩이 고운사랑
저만치 아려오지만
너를 그냥 보내련다
찢어져 아려오는
마음상처 깁어넣고
빈터의 아름다움으로
그래도 너를 바라본다
가을 밟아 저편 어디에서
행여라도 봄이 온다면
아마도 그때쯤은
너를 조금은 잊을 수 있으려나
가을을 밟고 가는 친구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