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 물결 전작들과 마찬가지로, Konica Pop 필름 똑딱이로 찍은 사진입니다. 답사 갔을 때 찍은 거구요. 똑딱이 사진 하나로 많이도 울궈먹네요. 간편한 촬영에 비해 사진이 마음에 들어 자꾸 보게 됩니다. 아무것도 설정할 것 없는 똑딱이 답게... 레버를 당겨 필름을 감고, 셔터만 누르면 사진이 찍힙니다. 참 쉽죠? 초점을 맞출 필요도, 노출을 잴 필요도, 아무것도 필요 없습니다. 그저 먼지 잔뜩 낀 뷰파인더를 보며... 눈에 보이는 것을 '느끼기'만 하면 됩니다. 느낌이 오는 순간 오른손 검지에 힘을 주면, 가벼운 찰칵 소리와 함께 그 느낌은 영원으로 남습니다. 이 사진은 답사 때 수십명의 인원들이 길거리 비석에서 탁본 뜰 때, 반대편의 논을 찍은 것입니다. (스폰지가 다 녹아내려 필름에 빛이 들어가던 Konica Pop은 수리센터에 보냈습니다. 한가지 걱정되는 것은, 스폰지 교환 후에도 계속 빛이 들어가면 어쩌나 싶은 겁니다. 수리센터 직원도 그런말을 하더군요... 스폰지 교환은 할 수 있지만 빛 들어가는 현상이 다른 원인에 의한 것일수도 있다구요...부디 스폰지 교환 선에서 끝났으면 합니다.)
H.F.Kais
2005-10-30 20: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