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untitled 8 '
아파트로 돌아가보니 쌍둥이는 정어리 통조림 같은 모양으로 나란히 침대에 누워 쿡쿡 웃고 있었다.
"어서 와요."
"어디 갔다 온 거죠?"
"역."
나는 넥타이를 풀고, 쌍둥이 사이로 파고들어 눈을 감았다. 몹시 잠이 왔다.
"어느 역인데요?"
"뭐하러 갔다 왔나요?"
"먼데 있는 역이야. 개를 보러 갔었지."
"어떤 개?"
"개를 좋아해요?"
"하얗고 커다란 개였어. 그렇다고 개를 딱히 좋아하는 건 아니야."
내가 담배에 불을 붙여 다 피우는 동안, 둘은 잠자코 있었다.
"슬퍼요?"
라고 한쭉이 물었다.
나는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이제 그만 자요"
라고 한쪽이 말했다.
그리고 나는 잠들었다.
' untitled 8 '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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