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재의 확인 2005. 10. 22. 변산반도 어드메쯤 바닷가 둔턱에, 버려진 수족관이 하나 있었습니다. 파란 페인트 자욱이 남은 망가진 수족관, 한때는 물이 가득했을테고 비록 갇힌 물고기들이지만 힘차게 유영을 했었을. 그 유영의 궤적이 어느 봄날의 기억처럼 흐릿하게 맴도는데 지금은 물은커녕 흙도 한 줌 없는 곳에 뭍의 생명이 숨을 쉬고 있었습니다. 제가 다가서니 자신의 존재를 확인이라도 시키는 양 목을 빼고 손을 들어 환하게 웃어 주더군요.
해아래
2005-10-28 08: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