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월동 (3. 80년대 등교길) 밀월동, 특히 이곳 골목길은 아주 좁아서 한 사람이 옆으로 몸을 돌려줘야 둘이 겨우 지나갈 정도로 좁습니다. 골목길에 면해 있는 집들은 대문을 열면 빛이 들지않는 하지만 비도 들이치지않는 손바닥만한 마당과 곧바로 집의 마루며 안방, 부엌이 이어져 있습니다. 사실 아직까지도 의문입니다. 학교 가는 길에 왜 넓은 길을 마다하고 골목길을 요리조리 돌아서 버스를 탔는지....... 집이 밀월동, 그것도 언덕 꼭대기에 있어서 학교에 갈라치면 터벅거리며 아스팔트 길을 걸어내려와 그 당시에 송탄에 하나밖에 없던(지금은 없어져버린) "중앙극장" 옆으로 미로처럼 뻗어있는 이 골목길로 들어서곤 했습니다. 아침마다 부산스런 일상의 대화들이 대문 너머로 들리는 길을 따라 '오늘 숙제를 다 했던가?' '뺏지! 뺏지와 명찰을 챙겼던가? 휴~! 다행이다. 놀랐잖아!' '이런!!!! 세상에나 파레트를 안가져왔다. ㅠㅠ' '돌아갈 시간은 없다. 20분까지 차를 타야 학교에 55분까지 들어가는데...' 이런 저런 생각을 하며 내려가던 길입니다. 가끔씩 이 길을 지날때면 20여년 전의 제 모습이 생각납니다.
[빈칸]
2005-10-25 00: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