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의 꿈,
초겨울 추위도 무시 못할 만큼 매섭던
나의 어린 바닷가
여름엔 바지락 겨울엔 굴을 따다 채운
가난한 호주머니
시골의 장터
오늘은 일요일
해뜨기 한참도 전 대야를 이고 향하는
할머니의 꿈, 우리 건강한 꿈
빌고 또 비는 할머니의 꿈
채 익지도 않은 삼백원짜리 수박에도
우린 기뻐했었지
몹시 아프던 날, 나를 들쳐 없고 달리던
땀에 젖은 등자락
이제 난 알지, 돌아가셨어도
나에게, 누나에게 살아있음을
어머니, 아버지에게서 숨쉬는
할머니의 마음은 바다처럼 넓어라
마음은 바다처럼 넓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