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이 흐르는 소리.
우담바라 / 강태민
삼천년 만에 한 번 핀다는 꽃 시들며 떨어진다.
여래, 서른 두 상의 비명 억만년 불어온 바람과 함께
떨어진 꽃 위를 스치며 지나간다.
어리석은 자의 눈에 보였어도 상서롭다 했던가.
깨달음 없었는데 지혜는 있을 리 없고
지혜 없었는데
스스로 감격해 피는 꽃 더욱 있을 리 없다.
병든 닭의 모가지는 비틀지 않아도 스스로 죽어간다.
억만년 전 여래의 비명 바람에 전해진다. 그리고
알 수 없는 상상의 꽃 시들며 떨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