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의 고양이
그해 가을 우리는 만났지 하늘을 가르던 양철 지붕 아래 부직포 더미에 움크린 체온을 숨기고 작은 시선을 내게 주었네 볕이 좋은 오후엔 앞서거니 뒷서거니 산책을 하고 되돌아오는 잔디밭에서, 이제는 기억나지 않는 이름을 부르면 가만히 돌아보던 도둑고양이 부드러운 발 깊이 숨은 발톱을 내게 보여주지 않았네 숨어있었지 저녁이 되면 어디에도 없는 곳에서 바람만 흘렀네 한번도 누구도 내 방 창을 두드리지 않았지만 어느새 겨울이었네 마을 아이들의 돌팔매가 날고 가파른 지붕들 사이로 부러진 발톱 몇 개가 나린 날 발을 굴러도 휘파람에도 응하지 않고 사라져버렸지
어디에 있을까 그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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