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해요 아직,
포근한 품과
따뜻한 속삭임을
======================================================================================================================
안녕. 누나야
펜을 잡아본지 굉장히 오래되어서 어떻게 써질지 걱정된다 편지를 써본 기억도 나질 않으니,
나는 무언가 짓는 것에 있어서 강박증이 있나봐 수려하고 세련되지 않아도 흐트러짐 없이 꾸준한
모양새는 갖추어야만 한다 하는 뭐 그런?
어쨌든 근본적으로 어려서부터 미술시간을 그렇게 싫어했으니 그려나가는 것에 염증이 나있어서 그런건가봐
음, 형식적일 수 있으나 동생된 입장에서 걱정스러움과 궁금함에 물어보는 건데 잘 살고 있어?
위클리에선 사랑과 여유가 묻어나온다! 사진에 곁들여진 글? 글에 곁들여진 사진?을 보면 참 그래
낙원으로 도망친 여자
때가 되면 거처없는 정착을 하는 여자
누나가 불쾌해 할수도 있겠지만 내가 생각하는 당신은 이런여자!ㅎ
사실 글을 부탁한건, 텍스트로 보여주기엔 어렵겠지만 나에게는 너무 필요한,
누나가 찾아가는 그것들을 조금이라도 얻어갈수 있을까 싶어서 부탁했던거야
나 참 소박하다ㅎㅎ
여전히 나는 부족한거 많고 필요한거 많은 그런 사람인가봐 손벌리고 어리광부릴 나이야 지났지만
기회만 된다면야 가끔씩은 하고프다 맏이라서 그런가..
맏이이라서 겪을 수 밖에 없는 시행착오에 많이 힘들었지만 덕분에 의젓한 사람이 되지 않았나 싶어
근데 또 인정하기 쉽지 않은게 누나는 막내딸이잖아 근데도 씩씩한거 같애.. 반칙아니야 이거?
그래 뭐 다 내가 못난 탓이지
아- 여러가지로 속상한 요즘이다 국방의 의무도 이제 1년 남짓 남았는데 시간도 안가고 전에 없던 쓸쓸함? 뭐 그런것도 늘어가고
이제야, 이제야 나도 사랑을 해야할 시간이 온거겠지
정말 이 아름다운 나이에 이 또래 모든 사람들의 화두인 그것 말이야
사실 늦다면 한참 늦었지 나는. 여태 사소한 부분일뿐이라고 생각해왔으니까.
좋아서 만나기보다 만나기 위해 좋아하려는 요즘 친구들을 뒷짐지고 혀를 차며 한심하게 바라보는 나였는데
이 꽃다운 나이에 극적인 감정한번 소모해보지 못한 내가 참 불쌍할뿐이야
그래도 인연이라는게 작위적이어선 절대로 안된다는 생각엔 변함없어
처음이 너무도 역겨웠기에 서투르고 어린나는 조금은 무섭다
누나가 그랬어 그냥 베시시 웃어버리면 괜찮아질거라고
그런데 이제는 그렇지 않아서 참 슬퍼
다시 방법이 필요해졌어
보고 싶은 누나야
언제가 될지 모르겠지만 만나게 될 때까지
아름답자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