뼈다귀 다리
내가 어릴적 청주시에서는 교각의 노후로 인해 서문교를 폐쇠시키고 그 위에 빨간 지붕을 얹어서 노점상들을 위한 풍물시장을 만들었다. 멀리서 보면 기다란 빨간지붕의 주황색 집이 공중에 떠 무심천을 가로질러 있는 것처럼 보였다. 그 안에는 서울의 인사동처럼 수많은 고물과 음식들, 수많은 장난감들(특히 게임기)이 많아서 심심할 때마다 자전거를 타고 달려갔던 곳이다. 그곳을 향해 페달을 밟고 있으면 그렇게 기분이 좋았다. 훗날 시장도 몇 번 바뀌고 나도 어른이 될 만큼의 시간이 흘러 심각한 노후 보수라는 명목하에 시청에서는 노점상들을 다 내쫓고는 풍물시장을 없애버렸다. 그리고는 무슨 조형물을 만들었는데, 그게 마치 만들다만 앙상항 뼈처럼 보였을까?
친구들과 걸어가던 중 처음 그 모습을 보고 가장 먼저 입 밖으로 나온 말,
"어! 뼈다귀 다리다."
그 후로 1년이 더 지나 나중에 알게 되었지만 평화와 만남이라는 둥 그럴듯한 의미가 있는 멋진 이름의 다리였는데, 뼈다귀 다리가 만들어지는 과정이 평화롭지 못해서일까? 아니면 어릴적 추억이 가득한 풍물시장이 그리워서일까. 우리에겐 그저 뼈다귀 다리라 불린다. 달라진 외모처럼, 우리도 성장했지만 어릴때도 그랬고 지금도 그렇게 심심할 때면 자주 찾는 장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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촌동네 사람들의 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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