過
당신도....누군가가 한없이 높게 보던..
누군가의 아버지였겠지요...
당신도.... 한여자가 한없이 사랑하고 사랑받던...
한여자의 남편이였겠지요....
지금은 시멘트 바닥에서 철지난 긴팔 내복에 반바지를 입고....
오줌을 지리며 손톱을 깨무는 그런 사내일지 몰라도...
과거엔... 당신도.....
*양해를 구한 사진입니다*
여담 ) 역 근처에서 수많은 노숙자분들을 봐왔습니다
하지만 이분이 제 눈에 그토록 들어왔던 것은
꼬마아이들이 지나칠때마다 함박웃음을 지으시며 쳐다보시던..
그 미소때문에.. 제 마음을 너무 아프게 했습니다
"할아버지 어디가 아프세요? 집이 어디세요?" 라는 말에...
꼬깃꼬깃 접혀진 종이를 펼치며 씨익 웃어보이시던 할아버지...
당신의 집 주소...
할아버지께선 집주소도..아들의 이름도...
다 알고 계시지만 돌아가실 수 없는.. 그 무언가가 있는듯했습니다..
옆에 나뒹굴던 몇병의 술병들 때문에 김밥을 사와서 드렸습니다
연신 알아들을 수 없는 말로 굽신 거리시다가 김밥을 드시려고 비닐봉투를 열어보실때
엄지와 검지가 잘려진 손을 보고... 그만 눈물이 와락 나왔습니다
20분정도..그렇게 할아버지와 많은 얘기를 나누었습니다
사실 할아버지 사진을 찍었는데.. 괜찮냐는 물음에..
"나같은 사람을 찍으면 카메라가 썩을지도 모르는디.." 하고 웃어주시던...
그런 할아버지 셨습니다..
집은 어디시며.. 지금 나이는 어떻게 되셨고.. 아들은 지금 어디서 무얼하는지...
밥을 드시다가 어디론가 다녀 오시더니.. 먼길 가는것 같은데 보고 가라며...
벼룩시장을 한개 꺼내오셨습니다
그리곤 발길을 돌리셔서 다른곳으로 향하시던 할아버님..
제 맘을 더욱 아프게 했던 마지막 뒷모습에는.. 철지난 짧은 내복과... 할아버지의 맨발이...
상처투성이와 피투성이라는 것에... 또한번 눈물이 쏟아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