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아무도 돌아오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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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자는 오랜만에 아버지에게 안겼다. 아버지 옷에 밴 담배 냄새, 술냄새, 땀 냄새가 숙자의 마음을 따뜻하게 감싸 주는 것 같았다.
"아빠, 나 엄마 없어두 돼."
아버지를 위로하는 말이 아니었다. 날마다 어머니가 그리워 울다 자지만, 숙자 마음 한 구석에는 어머니가 영원히 다시 오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있었다.
동네 친구들 중에는 그렇게 어머니가 떠난 아이들이 많았다. 그리고 아무도 돌아오지 않았다. 숙자는 친구들처럼 어머니를 지워 가는 연습을 하기로 마음 먹고 있었다...
- 김중미의 <<괭이부리말 아이들>> 본문 中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