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림들의 여성편력
대구향교에서 석전대제를 올리고 나서,
장학금을 주는데 많이 놀랐다. 학문하는 분들이라서
어려운 가운데서도 열심히 공부하는 학생들을 챙기시나 보다.
지나가던 객으로서, 호명하는 학생들을 다 불러세워놓은 걸 보니
모두가 여학생이었다. 유림에겐 여성 편견이 별로 없었다.
그들은 남학생 한 사람 끼워주지 않는 실력 위주의 장학생 선발방식을
고수하고 있었다. 호주제 문제로 나에게 수구세력처럼 보였던 어르신들이
참 따뜻하게 다가왔다. 금리가 떨어져 더 많은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주지 못하는 사정을 안타까워하던 어르신들이
인간을 사랑하는 그 힘으로 세상의 근본을 다시 세우는
힘을 얻게 되기를.......
최인호 선생의 <유림>이 불튀난듯 읽히고 있습니다.
현실의 유림은 늙어가는 모습으로 살아있습니다.
시대는 소설 속의 '유림'을 기다리고 있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