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친 날개를 누이며...
난 천사에 날개를 가지고 싶었다.
이카루스처럼 날아 보고 싶었다.
어릴적부터 꿈에 그리던 그 느낌에 취해보고 싶었다.
그러던 어느날 시원한 바람과 날 부르는 햇살을 만나 날개를 펼쳤고,
마음껏 하늘을 느끼면 날아 다녔다.
조그만 몸으로 하늘이 내껏인양 누비고 다녔다.
그때는 진짜로 하늘이 내 껏이라 믿었으니까.
언제인가부터 나에 날개는 힘을 잃어간다.
이젠 햇살에 반짝이던 날개도 아니며,
바람을 타고 힘차게 날아오를 수 있는 날개도 아니다.
이젠 쉬려한다.
힘차게 날아보았으니 쉬려 한다.
가슴에 남아 있는 푸른 하늘은 언제가 다시 날 수 있게 되는날 다시 그 파란 하늘을 품으리라.
바람에 찟겨 만신창이가된 이 몸을 이제 어둠에 누이려 한다.
내 가슴속에 먹물과 아픔에 어둠으로 다 흘러 나가고 나면,
날향한 조그만 빛에도 감사할 날이 다시 오겠지.
가슴에 얻쳐있는 돌맹이가 바람에 다 날라가고 나면 그 빛을 향해 다시 날아오를 수 있겠지.
쳐진 어깨를 다시 세우고 검은 날개가 햇살에 빛날 날을 기다리며 어둠에 나를 뉘우려한다.
어둠이 비록 나를 삼킬지라도 난 그리로 갈것이다.
찟긴 날개가 난 아직 살아 있음을 이야기하고 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