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픈 전설이 있는) 꽃무릇... 딴이름 : 석산, 용조화, 산오독, 산두초, 야산, 붉은상사화, 상사화, 바퀴잎상사화 분 포 : 남부지방, 전국의 산사와 공원 꽃 색 : 붉은색 개화기 : 9월 하순에서 10월 초순 사이 크 기 : 높이 50센티미터 안팎 용 도 : 약용, 관상용 (덩이뿌리) 성 상 : 높이 30-50cm의 다년생 초본, 사찰이나 정원에 심으며 남부지방의 산기슭이나 풀밭에서 자생, 인경은 난형, 흑갈색 형 태 : 잎은 광택나는 진한 녹색, 길이 30-40cm, 폭 15mm로 넓은 선상으로 꽃필때 말라 죽음 꽃 : 9-10월, 진홍색, 줄기 끝에 5-10개가 방사상으로 달림, 화피조각은 6개, 길이 약 4cm, 폭 5-6mm로 심하게 뒤로 젖히고 수술 6개, 암술은 1개 꽃무릇을 석산이라고도 합니다. 일본원산으로 관상용으로 들여왔다가 전국에 퍼져 자라게 된 꽃입니다. 상사화 종류와 같이 여름에 잎이 다 말라 죽고 난 후, 가을에 꽃이 피므로 그냥 상사화라고 부르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특히 전라북도 고창군에 있는 선운사 입구에는 붉은빛의 상사화가 애틋한 사랑의 아픔을 잘 표현하는 것 같다고 유명한데, 그 전설은 "어떤 여인이 어떤 절의 한 스님을 너무 사랑했는데.. 안타깝게도 독신으로 불도를 걷는 스님에게 정을 가져서는 안되기때문에- 결국 혼자 애만 태우다 그 자리에 죽게되어 꽃이 되었다는 얘기가 있다고 하네요. (실제로 꽃무릇은, 일반적으로 사찰 주변에서 많이 자라고 있습니다.) 꽃과 잎이 따로 피고, 따로지기때문에 평생 서로 만날수가 없어서 결코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을 뜻한다고 합니다." 바로 이 꽃무릇이 주인공입니다. 특히 이 꽃무릇은 상사화나 개상사화, 백양꽃 등과 달리 꽃술이 꽃잎보다 훨씬 길어서 거의 두 배 정도 되는데, 마치 자그마한 새장을 연상케 합니다. 꽃을 빙 둘러 싼 채 빨간 그 색을 보호하는 수호천사처럼 호위하는 모습이 자못 진지해 보여서 살풋 미소를 띠게 하지요. 땅속 덩이뿌리에 유독성분을 지니고 있지만 먹을 것이 부족하던 시절에는 물에 오랫동안 담궈서 독을 빼고 나물로 먹기도 했답니다. 그런데 이 상사화 종류는 모두 절에 심어진 꽃이라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왜 그럴까요? 그건 상사화의 특징 때문인 듯 합니다. 상사화는 잎과 꽃이 서로 볼 기회가 없습니다. 잎이 죽어야 꽃이 비로소 피니까요. 또한 열매도 맺지 못합니다. 따라서 수도하는 스님에게는 딱 맞는 꽃이라고 할 수 있겠죠. 아무리 불도에 귀의했다고는 하나 그들 역시 청춘의 끓는 피에 휩싸인 정염이 없을 리는 없고 그럴 때 화려한 꽃에 벌나비가 날아들고 그 결과로 만물이 자식(열매겠죠 *^^*)을 만드는 걸 보면 아무래도 참을 수 없을 테니까, 되도록 향기가 없어 벌레가 안 찾아들고 그래서 열매도 맺지 못하는 기형적인 꽃을 심고 보게 함으로써, 인생의 희노애락을 다 부질없는 뜬구름으로 여기고 열심히 불도에 정진할 수 있을 테니까요. 절에 심는 꽃이나 나무는 대개 열매를 맺지 못하는 종류라는 건 그런 생각을 강하게 입증하고도 남습니다. 수국이나 산수국, 그리고 백당나무나 불두화, 사프란 같은 것들이 모두 그런 꽃들이죠.
술익는마을/김민재
2005-09-26 19: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