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 그리고 원형질
수평선 두께에
짓눌려
지상으로 돌아 온 저녁은
언제나 모질게 더워...
일상의 눈물로
술잔을 빚고
그 속에 용해된 아픔
다시 모두어
편린과 이야기를 마시면
윤동주와 백석과 네루다와 하이네와 릴케들이 찾아와
나는 또 다른
아픔으로 취하고 만다.
일상에선
이제 더 이상
신화와 전설은 없다는
사실을 아는데 걸리는 시간은
오직 하루면 족한 것....
꿈마저 토악질해 담배 연기 아련해지고
길가 전봇대도 스스로 스러질 때
비로소 완성되는 밤의 탄식들......
그래도
이런 밤
이런 술잔 속에서
나이들수록
나는
다시 또
내일에 내일을 거듭하며
바다에 서서
소년처럼,
언제나 키 자란다.....
자랄거다.
- 2005. 똘레랑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