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주름진 얼굴엔 나의 몫이 너무도 많습니다. 내가 찍은 단 한장의 할머니 독사진. 그 주름진 얼굴에는 나의 몫이 너무 많았어요. 할머니 장례식날, 몇 해전 할머니가 미리 마련해 놓으셨다던 영정사진은 아무래도 할머니 같지가 않아, 영정사진 곁에 이 사진을 꼽아 드렸어요. 사진 속에처럼.. 그렇게 편안하고 인자한 모습으로 웃고 계신가요. 그 곳에서. 하나님은 모든 사람들을 하나하나 돌볼 수가 없어서 어머니를 만드셨다는데, 꼭 맞는 말 같아요. 내게 그런 어머니 같던 할머니. 내게 그런 하나님 같던 할머니. 첫 울음부터, 첫걸음마까지. 그리고 다시 이렇게 어른이 되기까지.. 한 번도 진자리 한 번 내게 내놓지 않으시던 할머니. 나는 아직도 그 품 속에 있어요.. 아직도 그 품에 파고들어 얼굴을 묻고 싶어요.. 언제 다시, 그런 사랑 받아볼 수 있을까요. 할머니. 어디 그런 사랑 다시 있을까요 할머니. 보고싶어요 할머니..그런데 아무리 보고 싶어도 갈 수가 없어요. 아무런 도리가 없어서. 아무런 방법이 없어서..어쩔줄을 몰라야 해요. 눈물도 아무 소용없이 그저 기가 막혀요.. 삶과 죽음의 기막힌 거리가 이런 것인가봐요. 하지만.. 하지만 할머니... 생전에도 그러셨듯이, 여전히 제 곁에 계신거죠? 할머니를 닮아가는 엄마의 모습 속에, 나를 걱정해주고 사랑해주는 사람들의 손길 속에 그래서 마음 훈훈해져오고 따뜻해올 때, 그 순간 그 곳에 바로 할머니가 계신거죠? 할머니가 계실거죠? 그것이 할머니가 마지막으로 가르쳐주신 '영원' 이고. '사랑' 이고. '죽음' 인거죠...? 할머니..정말 죄송해요, 그 사랑 하나도 갚지 못했어요.. 하지만 할머니가 주신 사랑, 그 가득찬 사랑. 할머니께 받은 사랑. 이 곳의 남겨진 사람들에게, 제 주위의 사람들에게 모두 돌려줄게요. 저 그렇게 살게요. 할머니. 언제나 내 마음의 고향. my private own... 보고싶어요. 할머니
균박사
2005-09-23 01: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