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 할머니
우리 아빠...
꽤 오래전부터.. 나한테 할머니 사진 찍어달라 하셨다.
이래저래 바빴던 데다가.. 할머니 보기도 쉽지 않아서..
이제 까지 사진 한장 못 찍어드렸다.
요며칠 할머니가 우리 집에 와 계신다.
오늘 내가 쉬는 날이란걸 안 울아빠...
출근길에, 자고 있는 딸을 깨워 꼬옥.. 사진 찍어달라하신다.
앞모습, 옆모습...찍어달라고.
영정사진... 할만한 변변한 사진도 한장 없다고..
그러셨다...
딸은.. 실내라.. 사진 안나온다는 핑계로..
계속 잠을 잔다. ㅡ.ㅡ;;
느즈막히 일어나 할머니 사진을 몇장 찍었다.
왠지 모르게...
카메라를 할머니한테 들이댄다는 기분이 자꾸 들어서..
몇장 찍는 내내 미안했더랬다.
손녀딸 : 할머니~ 사진찍는데 웃어야죠~
울 할머니 : 웃겨야 웃지... ^^;;
웃기는 재주 없는 손녀딸은..
어색하게 소리내서 웃는 모습이나마 슬쩍 담아본다.
이제사.. 사진 정리하면서..
울 할머니 눈 비빌때 셔터 누를게 아니었고..
커튼을 쳐 드렸어야 했다는 생각이 든다.
아빠가.. 할머니 사진 이멜로 보내달라 하셨는데..
차마.. 다른 사진은 못 보내고..
웃고 있는 사진 한장과.. 옆모습 한장 보내드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