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 작년 봄에 이어른 사진을 찍어 많은 분들께 격려를 받은 기억이 있습니다. 항상 매일 이곳에 나와 앉아 계시는 이분은 나로 하여금 아침마다 이 어르신이 나와 계신가 확인하게끔 만들기도 했습니다. 붙들이 아버지라 별호가 붙은 이 어르신은 왜 그 아드님 별호가 붙들이 인지 아무도 가르쳐 주질 않았습니다. 물론 지금도 모릅니다. 이어른 사진을 찍으면서 가슴이 찡해 오는 것을 느꼈더랬지요. 왜 그런지 몰랐습니다. 다 늙은이 사진을 왜 찍으냐 면서 당신 딴엔 사진을 찍으신다고 나름대로 모양을 내셨던 어른이십니다. 지난주 일요일... 아침부터 마을에 방송이 나옵니다. 이 어른이 돌아가셨다는 부음을 알리는 소리 입니다. 처음엔 잘 알아듣지도 못했습니다. 이 어른의 함자도 몰랐으니까요 할머니가 "붙들이 아부지 돌아가셨네..." 하는 소리에 귀가 번쩍 띄였을 뿐입니다. 오늘 그분의 삼우제였다고 합니다. 이 사진을 잘 인화해 어르신의 안주인 마님께 드릴까 생각중입니다. 영정사진으로 뵙는것 보다는 그래도 이사진이 더 낫지 않을까 싶은 생각에 말입니다...
길이 아닌 길.
2005-09-02 03: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