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깨비시장
공릉동에 위치한 도깨비시장.
"할머니, 키위 얼마나 해요?"
"학상. 키위는 3개에 2천원씩. 맛이 좋아요. 몇개 사가이소."
나는 지갑을 열어 천원짜리 두장을 할머니께 건네었다.
"할머니, 과일이 하나같이 맛있고 예쁘게 생겼네요. 꼭 할머니 젊으실때 같아요."
할머니는 허리의 전대에서 꼬깃꼬깃 접어진 천원짜리들을 손으로 펴가며 웃으셨다.
"할머니 인상이 너무 좋으셔서 꼭 저희 친할머니 같은 느낌이 드네요. 그래서 그런데 사진 몇 장만 찍어도 될까요?"
돈과 나의 얼굴을 번갈아가며 보시던 할머니가,
"내 볼게 뭐있다고 사진을 찍소. 사진 공부하는 학생인갑소. 찍소. 돈 세는거이 뭐 이쁘다고......."
나는 가방에 키위 세개를 넣고는 할머니와 셔터를 누르며 이런 저런 대화를 나누었다.
05. 08. 도깨비시장에서.
-julian.